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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의 유별난 월드코인 사랑

한국인들의 유별난 월드코인 사랑

월드코인은 홍채 스캔을 통해 인간임을 인증한 뒤 토큰을 지급하는 프로젝트로, 한국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한국은 WLD 거래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빗썸을 통한 거래가 활발해 투자자 피해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보 왜곡과 언어 장벽으로 인해 한국 투자자들이 위험에 쉽게 노출되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 Juhyuk

2025년 9월 17일

월드코인(Worldcoin)은 홍채 스캔을 통해 인간임을 증명한 개인에게 월드코인(WLD) 토큰을 지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를 대비해 모든 인간에게 기본 소득을 보장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오픈AI(OpenAI)의 샘 올트먼(Sam Altman)이 주도적으로 설립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약 9만 명이 월드 앱(World App)을 다운로드했으며, 이 중 약 3만 명이 홍채 인증을 완료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법적 제재를 받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11억 원(미화 약 80만 달러)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사 결과 월드코인 재단(Worldcoin Foundation)과 재단으로부터 개인정보 처리를 위탁받은 TFH는 법적 근거 없이 홍채 데이터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수집했으며,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지 않은 채 이를 해외로 이전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구체적으로, 월드코인 재단은 한국에서 홍채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그 수집 및 이용 목적, 보유 및 이용 기간 등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았습니다.

홍채 코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민감한 정보이며, 한 번 생성되면 변경이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별도의 동의와 강화된 보안 조치가 필요하지만, 월드코인 재단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월드코인 재단과 TFH가 한국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는 독일을 포함한 국외로 이전되었으나, 당사자에게 그 사실이나 세부 내용을 고지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홍채 코드 처리에 대한 삭제 또는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지 않았고, TFH의 만 14세 미만 아동에 대한 연령 확인 절차 역시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사건이 특히 의미 있는 이유는 한국이 WLD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입니다. 10월 6일 기준으로, 한국 거래소의 거래량은 전 세계 WLD 거래량의 약 16%에 달하며, 대부분 빗썸(Bithumb)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는 바이낸스(Binance)에 이어 글로벌 거래소 중 두 번째로 높은 거래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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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크립토 분석가 @DefiSquared는 트위터에서 월드코인을 강하게 비판하며, WLD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평가, 프로젝트 팀의 가격 조작 가능성, 내부자에게 지나치게 유리한 토크노믹스를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불행한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당시 전체 WLD 공급량 중 단 2.7%만 유통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완전 희석 기준 시가총액(FDV)이 300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유통량의 약 25%가 빗썸에 예치되어 있었는데, 이는 한국 투자자들이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대규모 해제가 임박한 상황에서도 빗썸 내 보유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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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한국어 키워드 월드코인의 검색량은 WLD 가격 추세와 밀접하게 연동되었습니다. 이는 한국인 투자자들이 주로 가격이 최고점에 달했을 때 WLD를 매수했음을 시사합니다. WLD는 약 12달러까지 상승했으나, 현재 거의 90% 가까이 하락한 상태입니다.

더 안타까운 점은, 단순히 젊은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노년층까지 월드코인에 관심을 보이며 오브(Orb) 설치 장소를 찾아 홍채 인식과 WLD 지급을 경험했다는 사실입니다. 이 노년층이 실제로 WLD를 매수했는지는 불명확하지만, 만약 매수했다면 막대한 손실을 입었을 수 있습니다.

오브 설치 장소는 서울 전역의 다양한 상업 시설, 특히 음식점과 카페 등이었습니다. 오브 운영자는 새로운 홍채 인증 한 건마다 보상으로 WLD를 지급받았으며, 이는 업주들이 방문 고객에게 “공짜 돈”을 받는 것처럼 홍채 인증을 권유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충분한 정보에 접근하지 못하는 노년층의 민감한 홍채 정보를 수집하는 문제로 이어졌으며, 실제로 월드코인이 가장 큰 인기를 끌던 지난 3월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민원 증가로 인해 조사를 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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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는 오브에 의해 생성된 홍채 코드로부터 원본 생체 정보를 복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일반인에게는 홍채를 스캔한다는 행위 자체가 침해적이고 불안하게 느껴져 논란이 커지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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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동시에 유튜브에서 월드코인 관련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습니다. 제 채널의 검색 통계에 따르면, 월드코인 키워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약 35%로, 2위 검색어의 두 배 이상에 달했습니다. 유튜브 검색에서도 월드코인 가격 상승이나 호재를 전망하는 영상이 다수 확인되는데, 이는 한국에서 네이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활용되는 정보 검색 채널이 유튜브라는 점에서 당연한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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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주요 검색 플랫폼 순위는 네이버, 유튜브, 구글, 인스타그램, 나무위키/위키백과, 카카오톡, 다음, 챗GPT, 페이스북, X(트위터) 순입니다. 영어 사용자가 구글을 중심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네이버 카페와 같은 독자적인 커뮤니티 생태계가 존재하며, 이곳에서만 검색 가능한 정보가 방대하게 생산됩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한국의 잠재적 투자자들은 왜곡된 정보나 불완전한 콘텐츠에 노출되기 쉽고, 심할 경우 다단계 사기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한국어라는 언어 장벽과 네이버 중심의 폐쇄적 정보 구조는 해외 프로젝트가 한국 시장에 진입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될 뿐 아니라, 한국 투자자들이 올바른 정보를 선별하는 능력을 저해하는 구조적 문제로 작용합니다.